홍석범 금상, 임건후·최현준 은상... 고양중 지난해 이어서 또 금상

새해 벽두부터 고양시 중학생 3인의 국제대회 수상소식이 전해져 왔다. 지난해 12월 2일부터 10일간 아프리카 보츠와나 가보로네에서 열린 제15회 국제중등과학올림피아드(International Junior Science Olympiad, IJSO)에 한국대표단으로 6명의 학생이 참가해 금메달 2개, 은메달 4개를 수상했다.

총 44개국에서 261명의 학생들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우리나라 대표단은 송치영, 홍석범(고양중 3) 학생이 금메달, 송경민, 임건후(백양중 3), 조민석, 최현준(백양중 3) 학생이 은메달을 수상했다. 한국대표 6명 중 3명이 고양시 학생이라 더욱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홍석범 군이 재학 중인 고양중학교는 지난 제14회 대회에서도 배현민 군이 금상을 수상해 2년 연속 IJSO 금상 수상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홍석범, 임건후, 최현준, 세 명의 학생들은 모두 한국과학영재학교, 경기북과학고에 합격해 앞으로도 과학자의 꿈을 키우게 됐다.

국제중등과학올림피아드는 만15세 이하의 학생들이 물리, 화학, 생물 분야에 걸쳐 이론시험과 조별 실험시험을 통해 참가학생의 과학역량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대회가 진행되며, 국가별 6명의 학생이 참가할 수 있다. 2018년 5월에 최종 한국대표로 선발된 6명의 학생은 대회 직전까지 온.오프라인 집중 교육을 받았다.


 

인터뷰 _ 금상 받은 홍석범 군(고양중 3)

“선행학습보다는 중학 과정

심화문제를 깊게 파고 들어”
 

금상을 수상한 홍석범 군은 의젓하고 눈빛이 초롱초롱한 중학생이었다. 자신이 별로 특별한 아이가 아니라고 쑥스러워하면서도 해야할 말을 정확하게 짚어서 하는 당찬 학생이었다.

홍 군은 지난해 여름 대표선수로 최종선발된 이후 객관식·주관식 시험과 실험을 대비한 교육을 받았다. 온라인 교육과 과제도 만만치 않았고, 집중 훈련기간도 있었다. 시간도 많이 할애해야했고 학교수업을 빠져야할 때도 있었지만 과정을 통해 배우는 즐거움에 기꺼이 그 과정을 거쳤다고 했다. 

대회의 필기시험은 개인전이지만 실험은 3인 1조로 치러진다. 3명이 물리, 화학, 생물을 한 분야씩 맡아서 해결한다. 홍석범 군은 이중 물리를 맡았다. 원통형실린더 안에 기름이 2/3정도 들어있고 4종의 쇠구슬이 4개씩 주어졌다. 각 구슬을 실린더 안에 떨어뜨려 각각의 종단속도를 구하고 4개의 쇠구슬 사이의 관계를 식으로 정리하는 문제였다. 결국은 기름의 점성을 구하는 실험문제였는데 긴강하지 않고 차분하게 집중해서 실험한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 듯하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 홍군은 집에서 멀지 않은 과천의 과학관을 매일 드나들며 과학에 빠져들었다. 4학년 되던 해에 고양시로 오면서 과학관과는 아쉬운 이별을 했고, 선행학습을 많이 하거나 영재교육을 받지는 않았다. “저 스스로도, 부모님도 영재라 생각한 적이 없었어요”라는 홍석범 군. 동네 학원을 다니다 레벨테스트를 받아보라는 원장의 권유에 그냥 한번 해본 것이 높게 나와서 온가족이 의아해하기도 했단다. 

영재교육을 권유받아서 화정에 있는 영재교육 학원을 다니기도 했고, 5,6학년 때는 하늘초 영재학급, 중학교 1학년에 진학한 후에는 경기도교육청 영재원을 다녔고, 2학년 올라가서는 대진대 과학영재교육원에서 교육받았다. 

홍군은 “대학부설 영재원이 활동도 많고 실험기자재도 많아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할 수 있어서 재미있게 과학에 관한 호기심을 더 키웠다”고 평가했다. 영재원은 화학영재로 들어갔지만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물리에 재미가 붙어서 실험대회에서는 물리를 맡게 됐다. 평소 학습에서도 선행을 많이 하기보다는 중학과정을 더 깊이 심화 문제를 많이 파고들었다고 한다.

IJSO대회에 대해서는 대회도 재미있었지만 여러 나라의 친구들과 사귈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한다. 영어를 잘 하는 편은 아닌데 비영어권 친구들과 대화가 잘 통해서 신기했단다. 숙소에서는 다른 나라 친구들과 카드게임도 하고, 축구도 함께 하고 생일을 맞은 친구가 있어 함께 생일파티를 열어주기도 했다. 한국대표방으로 외국친구들을 불러서 컵라면을 먹기도 하며 여러 나라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던 것이 가장 좋은 점이었다고 꼽았다. 

대회는 끝났지만 지금도 SNS에 대화방을 만들어 수다도 떤다. 홍군을 인터뷰하면서 대회도 중요하지만 세상을 보는 안목을 키우고 세계 각국의 친구를 사귈 수 있었던 것이 더 큰 의미라고 생각한다는 의젓한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홍석범 군은 한국과학영재학교(부산소재)에 합격해서 봄이 되면 집을 떠나 기숙사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물리도 좋아하지만 만드는 것도 좋아해서 3D프린터로 이것저것 만들어보고 싶고, 동아리활동을 통해 선배들과 다양한 활동도 하고 싶어 설레는 겨울방학을 보내고 있다.

홍 군은 과학에 관심 많은 후배를 위해 조언 한마디 해달라는 주문에 “지치지 말고, 질리지 말고 꾸준히 하라. 질릴 것 같으면 잠시 쉬어도 좋다, 수학 과학을 정말 좋아하고 흥미를 잃지 않는다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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