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7기, 이재준 고양시장 공약 점검>

▲ 현재 고양시청 홈페이지에 공개되어 있는 공약완료율<홈페이지 캡처>. 기준은 작년 12월 31일로 표시돼 있다. 홈페이지 내용대로라면 전체 85개 공약 중 현재 이행되고 있는 공약은 2개다. 시는 최근부터 시행되고 있는 공약이 추가로 있다며, 홈페이지 업데이트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내에 10여 개의 공약이 이행될 예정이라고 답했다. 

[고양신문] ‘공약완료율 2.35%’. 고양시 홈페이지에 공개돼 있는 이 수치는 이재준 고양시장의 전체 85개 공약 중 2개의 공약이 현재 이행되고 있음을 뜻한다.

이재준 시장이 공약이행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들을 고양시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공약이 얼마나 이행되고 있는지, 또 공약별로 사업내용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약실천에 대한 이 시장의 자신감이 엿보인다. 특히 ‘공약가계부’라는 항목에는 공약실천에 필수적인 ‘사업비(예산)’를 얼마나 확보해야하는지가 연도별·재원별로 나와 있어 공약실천을 위해 실제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공개하는 정보가 좀 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채워지기 위해선 시민들의 관심과 제대로 된 감시가 필요하다. 취임 1년이 가까워지고 있는 시점에서 이재준 시장의 공약은 얼마나 수정됐으며 또 얼마나 진행되고 있을까. 

이재준 시장은 당초 70개의 공약으로 당선됐으며, 당선 직후 인수위원회와 각 부서의 협의를 통해 공약이 조금 더 세분화 되면서 70개였던 것이 85개로 늘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에는 고양시와 한국매니페스토가 공동으로 시민배심원단(35명)을 꾸려 각 사업별로 시민들의 권고안을 청취하고 더 나아가 일부 공약을 수정·변경하기도 했다.

민선7기 고양시가 추진하고 있는 주요공약을 중심으로 수정된 공약, 그리고 현재 실현되고 있는 공약들은 무엇이 있는지 살펴봤다.

작년 7월 이재준 고양시장의 취임식 선서 모습.

 

일자리종합지원센터 건립,
시립미술관 건립사업 축소

취임직후 인수위를 통해 확정된 공약 중 후퇴했거나 축소된 공약은 2개를 꼽을 수 있다. 시립미술관 건립과 일자리종합지원센터 건립이다. 모두 부지를 확보해 건물을 올려야 하는 사업으로 사업비 부담이 큰 공약들이다.

우선 일자리종합지원센터는 ‘고양새일센터’라는 이름으로 건립될 계획이었다. 당초 총 사업비를 200억원으로 책정해 놓을 정도로 사업 추진의지가 컸다. 공약의 목적은 청년·여성·어르신 등 각 계층을 한데 아우르는 일자리지원센터를 건립해 통합 허브센터를 구축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공약은 현재 운영되고 있는 ‘고용복지플러스센터’와 중복되는 기능이 많아 센터건립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장항동에 있는 고용복지플러스센터는 노동부가 설립한 것으로 시가 운영하는 ‘일자리지원센터’와 같은 다양한 일자리 유관기관이 많이 입주해 있어 공약을 통해 새롭게 건립될 지원센터와 기능이 중복된다. 시는 건립 공약은 취소하고, 대신 현재 있는 센터의 기능을 더욱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청년 스타트업 지원
28청춘사업소·청년희망지대 추진

일자리 공약과 관련해서는 새롭게 생겨난 공약도 있다. 고양새일센터 건립은 취소하되 청년창업 지원공간을 마련하기로 한 것. 청년지원공간은 2곳으로 모두 화정역 인근이다.

청년창업지원센터는 ‘28청춘사업소’라는 이름으로 덕양구청 바로 옆 시유지(3000㎡)에 마련된다. 외형은 서울시 청년공간인 ‘무중력지대’를 모델로 컨테이너박스 36개를 활용해 창의적인 디자인으로 공간을 꾸밀 계획이다. 신설 공약인 만큼 예산은 이번 달 추경에서 곧바로 통과됐다. 건립비는 약 7억원, 연간 운영비는 약 5억원으로 예산지원이 적지 않다. 20~30개의 스타트업 기업의 입주를 지원할 수 있는 수준이다.

청년 커뮤니티 공간은 ‘청년희망지대’라는 이름으로 화정터미널 2층(480㎡)에 마련된다. 건물 내 상가를 리모델링해 청년들이 휴식하고 소통할 수 있는 휴게실과 세미나실 등을 마련하는 사업이다. 사업비(리모델링 비용)는 5억원이다.

 

고양시가 운영하고 있는 아람미술관.

시립미술관 건립 대신
기존 아람미술관 공간 확장

고양시립미술관 건립 공약은 이름만 놓고 보면 후퇴한 것이 확실하다. 시민배심원제를 통해 변경된 공약명은 ‘시민 친화적 미술플랫폼 구축’이다. 풀어서 얘기하면 고양아람누리 내 임대공간을 더 확보해 현재 운영 중인 아람미술관의 공간을 확장하고 미술인들이 입주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초 공약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이름만 ‘시립미술관 건립’이었지 취임 초 인수위에서 확정된 공약 내용으로는 100만 도시 규모에 걸맞는 시립미술관 건립은 애초에 불가능한 것이었다. 시립미술관이라 하면 건물 디자인의 상징성, 작품 구입을 위한 예산확보 등을 고민해야 하고 이에 대한 용역을 발주해야 하는데, 처음부터 공약실천 내용에 그런 내용은 전혀 없었던 것. 시립미술관 건립을 위해 책정해 놓은 예산은 고작 14억원이었다.

시립미술관을 건립하겠다고 약속해놓고는 실제로는 실천할 생각이 없었던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물론 인수위에서 ‘시립미술관’이라는 개념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 어찌됐든 ‘시립미술관 건립’ 공약은 공약의 이름만 변경됐을 뿐 내용은 기존과 거의 달라진 것이 없다. 하지만 공약 이름만 놓고 보면 축소 또는 폐기가 확실하기 때문에 이 공약은 앞으로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양시 대표 축제인 고양호수예술축제 모습.

폐기됐다 살아난 공약
‘문화도시 지정 추진’

시민배심원제를 통해 죽었던 공약이 살아난 경우도 있다. 인수위가 폐기시켰던 유일한 공약이 ‘문화도시 지정 추진’이었는데, 이 공약이 다시 살아나면서 ‘경기도 10대축제 지정 추진’으로 이름과 내용이 살짝 변경됐다. 당초 공약은 사업의 실효성과 효율성이 낮아 폐기됐지만 논의를 통해 축제콘텐츠에 초점을 맞춰 예산효율성을 높이는 데 합의했다. 시는 ‘고양호수예술축제’가 경기도 10대축제에 지정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공약 외에도 시민배심원제를 통해 변경된 공약이 몇 가지 더 있지만 대부분 공약명과 내용이 어울리지 않아 공약 이름을 바꾸는 수준이었다. ‘군관협력담당관 도입’은 시가 퇴직군인을 채용해 군사규제 완화를 꾀하는 것으로 내용은 바뀐 것이 거의 없다. ‘공동주택 회계시스템 지원’과 ‘환경처리시설 구축’도 공약명만 바뀌고 내용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기로에선 피프틴
‘공유자전거 활성화’ 공약 지켜질까

고양시 공공자전거인 ‘피프틴’의 사업자는 ‘에코바이크’라는 회사다. 2010년 설립된 에코바이크는 민간투자방식으로 운영돼 왔는데, 출범 당시 투자자들은 운영기간을 10년으로 정했고 이후에는 자산을 고양시에 넘기기로 합의했다. 때문에 내년 6월 전에 법인이 청산되고 법인 자산(자전거, 스테이션)이 고양시에 인수될 예정이다.

고양시는 법인 청산 절차를 앞두고 ‘피프틴’을 직영 또는 민간위탁으로 할지, 아니면 사업을 완전히 포기할지 결정해야 하는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 하지만 민선7기 공약 중에는 ‘공유자전거 활성화’라는 공약이 있기 때문에 피프틴을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단 사업자가 누가 될지, 활성화를 위한 방안이 무엇일지는 고양시가 고민해야할 부분이다.

 

고양시 공공자전거 '피프틴'

 
대곡역세권개발, 국제역 유치
대곡역세권을 개발하는 동시에 대곡역을 대륙횡단철도의 국제역으로 유치하자는 공약이다. 국제역 공약은 외부 변수가 많기 때문에 선언적 의미가 크지만 철저히 준비한다면 불가능한 사업도 아니다.

동장 직접선출제
자격요건을 갖춘 일반 공무원을 주민투표로 선출(시범운영)하는 공약은 올해 하반기 덕양구 1개 동에서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공개 비전발표 등을 통해 새로운 정책을 펼치고 싶은 공무원을 공모하고 주민의사를 반영해 적격자를 선출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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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시행되고 있거나 올해 시행될 주요공약>

고양시는 올해 3월 나무권리선언 선포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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