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의회 시정질의 '창릉 3기 신도시 공방'

▲ 10일 열린 고양시의회 시정질의. 박현경 의원의 질문에 이재준 시장이 답하고 있다.

[고양신문] 한국당의 본회의장 피켓(3기 신도시 철회하라)을 이유로 민주당이 불참하며 파행됐던 고양시의회 시정질의가 22일 만에 재개됐다. 정례회 마지막 날인 10일 시정질의를 실시한 것. 민주당의 독단적인 결정에 따라 갑작스럽게 일정이 잡혔지만, 시정질의 재개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가 컸던 만큼 여야의원들은 모두 시정질의에 참여했다.    

이날 약 한 달 만에 재개된 시정질의는 ‘창릉 3기 신도시’라는 민감한 사안이 주로 다뤄졌다. 한국당 의원들은 ‘3기 신도시 철회’에 대한 입장을 이재준 시장에게 묻는 등 공세적 입장을 취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창릉 신도시 지정 이후 자족도시로의 성장 방안에 대해 물었다. 이날 시정질의는 오후 3시부터 9시까지 약 6시간 동안 진행됐다.

심홍순 “3기신도시 전면철회하라”

“고양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고 수용해버린 ‘창릉 3기 신도시 건설’, 지금이라도 고양시민의 이름으로 철회하시고,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요청합니다.”

한국당 박현경·심홍순 의원은 이재준 시장에게 창릉 신도시 전면 재검토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그러면서 “일본 ‘다마’ 신도시처럼 아파트 도시인 고양시도 실패한 도시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박현경 의원은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해 1기 신도시인 고양시민들에게 손해를 감내하라는 정책은 이치에 맞지 않으며, 주택 수요를 분산하기 위해 무조건 집을 새로 짓는 것은 고도 성장기에나 적합한 정책”이라며 “이런 정부정책을 받아들인 이재준 시장이 덕양과 일산을 분열시켰다고 보는 사람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재준 “덕양·일산 균형발전 기대”

이에 이재준 시장은 “3기 신도시는 국가정책사업으로 고양시장으로서는 철회가 어렵다”며 “일산테크노밸리와 킨텍스 활성화 등을 통해 일산지역 자족기능을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교통대책에 대해서는 “국토부 주관 ‘광역교통개선 대책을 위한 전문가 연구용역’을 통해 대책과 효과를 분석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덕양과 일산이 분열됐다라는 지적에 대해선 “창릉 신도시의 자족기능을 바탕으로 덕양과 일산이 상생·균형발전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라며 “교통대책을 조기에 추진하는 것은 물론, 일산의 노후화된 아파트를 지원하는 사업들을 꾸준히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고양선, 일산역이나 식사동까지 요구

한국당 심홍순 의원은 도시재생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고양시가 ‘신도시 만능주의’에서 벗어나 저성장, 고령화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도시계획을 고민해야 한다”며 “도시재생 활성화와 리모델링 지원 및 자족기능 확대로 1기 신도시(일산)의 슬럼화를 막을 수 있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3기 신도시와 관련된 다양한 정책들에 대해 질문했다. 민주당 김서현 의원이 “3기 신도시와 함께 건설되는 전철인 고양선을 탄현동까지 연결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이 시장은 “현재 고양시청까지 계획된 고양선에 대해 시는 국토부와 LH에 고양시청이 종점이 아닌 가급적 일산역이나 식사동까지 연장하는 안을 협의할 계획”이라며 “고양선의 적정 노선 및 연장안에 대해 고양시가 자체 용역을 통해 검토 후 향후 광역교통계획 수립에 반영토록 하겠다”고 답했다.

수소공장은 거짓, 상생기금 조성 OK

민주당 정판오 의원은 “신도시 개발로 발생되는 개발이익을 일산과 원도심에 쓰일 수 있도록 상생기금을 조성할 계획이 있는지” 물었고 이어 “항간에 창릉 신도시에 이어 ‘수소공장’이 들어온다는 말이 있는데, 이에 대한 정확한 팩트체크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 시장은 “창릉 신도시 개발이익금은 의원님의 말씀대로 기존 신도시와 원도심에 상생기금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특별회계 조성을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소공장에 대해서는 “한국가스공사가 자체적으로 검토한 것일 뿐 고양시는 수소공장에 대해 검토·추진한 적이 없다. 또한 산업통상부가 추진하는 ‘수소생산기지’ 공모사업에는 타 지자체 3곳이 선정됐으며, 고양시는 공모에 참여하지도 않았다”고 답했다.

“협상 끝 아니다. 더 요구할 것”

이날 시정질의는 큰 틀에서는 고양시의 전반적인 도시계획과 개발사업에 대한 질의가 주를 이뤘다. 이재준 시장은 답변에서 ‘경의선 증차요구’, ‘공항터미널과 면세점 추진’ 등 특정사업과 관련해서는 “긍정적 신호가 오고 있다”라는 말을 2~3차례 사용하기도 했다. 정부와 앞으로도 많은 협상이 남았지만 그중 일부는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 볼 수 있다.

이 시장은 “창릉 신도시에 대한 다양한 비판적 의견들, 특히 시의회에서의 공식적인 질의내용들이 국토부와의 협상, 즉 자족시설 유치와 교통대책 촉구 등의 협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오늘의 이런 다양한 의견들을 지렛대 삼아 더 많은 것들을 얻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시장은 “3기 신도시는 정부가 추진하는 주요 정책”이라며 “지자체가 갖는 한계에 대해서도 이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