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 넘어 마을자치로 ② 고양동 ㈔누리보듬

고양동을 거점삼아 공동체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누리보듬 유미정 이사장(사진 오른쪽)과 이종호 사무국장(사진 왼쪽)

청소년사업, 평생학습, 자원봉사
다양한 분야 아우르는 플랫폼
마을지도·동영상 만들기 진행
청소년·청년 공유공간 계획도


[고양신문] 고양시 외곽에 위치한 고양동은 그동안 각종 기피시설 난립과 부족한 기반시설로 소외돼 왔다. 하지만 최근 고양동에도 주민들이 힘을 합쳐 동네 변화를 이끌어보자는 다양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고양동에 터를 잡고 활동을 시작한 ㈔누리보듬도 그중 하나다. ‘세상을 따뜻하게 감싸안는다’는 뜻으로 이름을 지은 누리보듬은 지역 내에서 아동, 청소년, 노인, 장애인 등 사회 약자들을 위한 지원사업을 하면서 공동체를 강화하고 궁극적으로 살기 좋은 고양동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누리보듬을 함께 이끌고 있는 유미정 이사장과 이종호 사무국장은 한국방송통신대 청소년교육과에 함께 다니며 처음 인연을 맺었다. 두 사람 모두 큰 고민 없이 시작한 전공이었지만 학업과 활동을 이어가면서 이 분야에 대한 애착이 생겼다고 한다. 이 사무국장은 “처음에는 자격증을 주는 학과라서 입학하게 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쪽 분야를 평생 업으로 삼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졸업 이후 함께 공부했던 이들과 활동을 하다가 작년부터 별도의 사단법인으로 독립해 고양동 파리바게트 맞은편 건물에 사무실을 열었다. 고양동을 중심으로 활동하게 된 이유는 의외로 간단했다. 유 이사장은 “이곳에 50년째 살다보니 내 동네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청소년뿐만 아니라 어르신, 장애인 등 사회 약자들을 지원하는 활동을 꿈꿨고 이러한 고민들이 공동체 활동까지 연결됐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유 이사장은 누리보듬 외에도 고양동 주민자치위원, 도시재생 주민협의체 등 다양한 지역활동에 참여하고 있기도 하다.   

유 이사장의 말처럼 누리보듬은 고양동에서 청소년 사업뿐만 아니라 평생학습, 자원봉사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플랫폼 역할을 맡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주관 꿈의학교 공모사업에 선정돼 사람공동체 리드미와 연계해 사람도서관 행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고양시 평생학습 프로그램으로 청소년들과 함께하는 장애인 교육, 고양시 자원봉사센터와 함께 고양동 관내 소외계층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반찬봉사 등 다양한 분야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올해 고양시자치공동체지원센터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으로 선정된 ‘고양동 어디까지 가봤니’와 마을꿈활동 지원 사업 ‘미래꿈 공작소’는 눈여겨볼 만하다. ‘고양동 어디까지 가봤니’는 청소년들과 함께 고양동을 직접 조사해 이들의 시선을 바탕으로 마을지도와 홍보영상까지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유 이사장은 “청소년 20명과 함께 고양동을 걸어보고 최영장군 묘, 연산군 비, 한국전쟁 당시 피난처로 활용됐다는 호랑이 굴 같은 역사유적지 탐방도 진행하면서 지역을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며 “처음에는 청소년들이 걷는 게 너무 힘들다며 탈퇴협박(?)을 하기도 했지만 점차 동네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해서 뿌듯했다”고 전했다. 

‘미래꿈 공작소’ 사업은 청소년 단체인 수호천사 봉사단, 청년단체인 사람공동체 위클리, 학부모 모임인 건학연 등 3개 단체가 힘을 모아 고양동 내에 청소년, 청년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공유공간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사무국장은 “지역 시의원과 주민 등이 참석하는 간담회를 통해 공간필요성을 논의했으며 목암중, 목암고 등 학교별로 설문조사도 진행했다”며 “다행히 고양동의 경우 초중고뿐만 아니라 중부대까지 있어서 청소년, 청년 공간을 위한 공감대가 높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다양한 활동을 통해 고양동에 공동체 형성을 위해 앞장서고 있는 누리보듬. 마지막으로 유 이사장과 이 사무국장이 바라는 고양동의 모습에 대해 물어봤다. 

“외부적인 변화보다는 지역주민들이 좀 더 가까워지고 이를 통해 공동체가 강화됐으면 좋겠어요. 아직까지 폐쇄적인 모습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관계성을 점차 넓혀나간다면 지역의 다양한 현안들도 공동체를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누리보듬도 그러한 과정에 힘을 보태고 싶어요.”- 유미정 이사장

“저는 활기가 넘치는 고양동이 됐으면 좋겠어요. 젊은 사람들이 떠나는 곳이 아니라 이 동네 안에서 다양한 작당을 해보고 재밌게 놀고 동네문제도 함께 해결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 이종호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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