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의원 치매조기검진 제안한 <심욱섭 고양시의사회 회장>

▲ 전국 최초로 동네의원 무료 치매검진 사업을 제안한 심욱섭 고양시의사회 회장.

이재준 시장 공약으로 정책실현
123명 의사 조기검진 동참
5년 전부터 협회주도 진행
동네의원서 조기검진 받으면
인지능력변화 빨리 발견가능


[고양신문] 고양시의 특화사업인 ‘동네의원 치매조기검진’ 사업은 지자체가 검사비를 전액 지원한다는 측면에선 관이 주도하는 사업으로 인식할 수도 있지만, 따져보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쪽은 의사들이다. 의사들의 협조가 없다면 치매검진이 동네의원에서 이뤄질 수 없기 때문이다.

고양시에는 123명의 의사들이 기꺼이 치매조기검진에 동참하고 있다. 이 사업을 처음으로 제안했던 고양시의사회 심욱섭 회장을 만나 사업이 어떻게 준비되고 시작됐는지 들어봤다.


동네의원 치매조기검지 사업은 언제 구상한 것인가.

5년 전부터 시에 제안해왔다. 의사들은 이미 준비돼 있으니 시가 동네의원과 협업할 의지가 있는지가 관건이었다. 다행히 지난 지방선거 때 이재준 시장이 관심을 가졌고, 취임 후 빠르게 사업이 준비되면서 올해 7월부터 실시하게 됐다.


의사들의 전공분야가 각자 다른데도 치매검진이 가능한가.

고양시의사회는 이미 치매환자의 문제점을 알고 동네의사가 참여하지 않으면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가 힘들다는 것을 알아 2013년도에 복지부와 치매학회가 실시하고 있는 ‘치매진료의사 전문화교육’ 과정을 자체적으로 실시해 200여 명의 회원이 교육을 이수했다. 고양시에선 그때부터 이미 치매조기검진을 동네의원에서 실시하고 있었다. 이번에 시가 검사비(연 1회, 약 1만5000원 지원)를 전액지원하기로 하면서 홍보가 많이 되고 있다.


이번 사업이 실효성이 있나.

매우 효과적이다. 치매조기진단에 동네의원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자주 오시는 어르신들에게 안부를 물으며 상태를 파악할 수도 있고 어르신들이 본인의 불편함을 친근한 동네의사에게 말씀하심으로써 인지기능 검사를 받길 권유할 수도 있다. 정기적으로 어르신들이 매년 동네의원에서 검사를 받는다면, 과거 기록을 비교해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빨리 발견할 수 있다.

물론 치매 정도에 따라 전문병원, 또는 요양원의 도움을 받아야 하지만, 그 단계에 이르기 전까지는 동네의원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사업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었나.

치매는 조기진단과 조기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조기검진을 위해서는 환자입장에서 비용과 시간, 정보가 중요하다.

이 모든 것이 해결되는 곳이 동네의원이다. 집앞에서, 무료로, 친근한 의사에게 검사를 받을 수 있다면 치매검사를 받는 어르신들의 수도 늘어날 것이라 생각했다. 예산이 크게 들어가지도 않는다. 오히려 예방을 통해 치매에 투입되는 예산을 줄일 수 있다. 타 지자체에서도 시행되길 바란다. 의사들은 이미 준비가 돼 있다. 지자체, 또는 국가에서 이 사업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치매검진에 가장 큰 걸림돌은.

치매를 두려워 하지만 마시고 가족들이 어르신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동네 의사와 상의하시면 조기 발견이 가능하다. 조기 치료를 받게 되면 악화 되는 속도를 많이 줄일 수 있다.

가족과 함께 오신 분들 대부분 이미 치매가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에서 오신다. 환자 본인도 치매를 받아들이지 않고, 자식들도 그냥 피하는 경우가 가장 안 좋다.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 요양원에 가셔야 할 때, 그때서야 등급판정을 위해 뒤늦게 검사하러 오시는 분들이 있다. 가족과 함께 오시는 것도 좋지만, 1년에 한 번은 스스로 검사를 받아보시길 권한다. 고양시는 고령화 속도가 높은 도시다. 지자체 차원의 치매인식개선 사업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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