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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 배수로였던 물길… 풍요로운 자연 스스로 품어낸 대화천

기사승인 [1443호] 2019.11.08  19:5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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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명의 숨결 따라 역사의 흔적 따라, 고양의 생태하천 기행(11) - 대화천 하

일산신도시 빗물 한강으로 보내는 배수로
2012년 하천으로 격상된 막내 소하천  
서북측 경계선 따라 신도시-농경지 나눠

체육시설·휴식공간 연이어 이어지지만
산책로나 자전거길 없이 조각조각 단절
늦기 전에 생태하천·친수공간 정비해야

 

[고양신문] 한 달 가량 쉬었던 고양의 생태하천 기행 연재를 다시 시작한다. 앞선 10회 연재를 통해 공릉천, 창릉천, 도촌천, 대장천, 장월평천 등 고양하천네트워크 4대 수계를 대표하는 5개의 지방하천을 살펴봤다. 새롭게 시작하는 생태하천 기행 시즌2에서는 작은 규모라도 언급할만한 특징을 지닌 몇몇 하천들을 추가로 찾아가고자 한다. 첫 순서로 일산신도시 서북방향의 경계를 흐르는 대화천을 만나보자.     


대화천의 본래 이름 ‘서북측 개수로’
대화천은 이번 기획에 첫 등장하는 소하천이다. 하지만 소하천 치고는 웬만한 지방하천보다 크다. 길이는 5.5km에 달하고, 하천 폭도 상당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2년에야 비로소 하천으로 등재됐으니, 고양의 78개 하천 중 가장 막내 격이다. 이유가 뭘까. 사실 대화천은 애초부터 하천이 아니었다. 1990년대 초반 일산신도시가 건설되던 당시, 신도시의 빗물을 한강으로 흘려보내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물길이 바로 지금의 대화천인 것. 그래서 최근까지도 고양시 지도에 대화천이라는 이름 대신 ‘서북측 개수로’라는 이름으로 표기돼야 했다.
성저마을, 장성마을 등 아파트지역과 덕이동, 송포동 등 농경지역 사이를 흐르는 대화천은 자연스레 양쪽을 가르는 경계가 됐다. 경계선에는 일정부분 완충과 은폐를 위한 공간이 더해지게 마련이기 때문일까. 대화천 역시 신도시 가까이 자리하고 있음에도 직접 다가가본 사람은 거의 없는 '숨겨진 하천' 이미지가 강하다.

구간별로 서로 다른 특징 보여줘
직접 찾아가본 대화천은 서북쪽 농경지대와 동남쪽 신도시구역을 엄격히 가르는 거대한 해자처럼 느껴졌다. 그만큼 하천 양안의 경관은 천지차이다. 한쪽으로는 잘 정비된 신도시가, 다른 한쪽으로는 농경지와 창고, 비닐하우스가 뒤섞인 풍경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대화천의 횡단면은 치수적 관점에서 만들어진 시멘트 수로의 모습을 분명히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0여 년의 긴 세월이 흐르며 구간마다 서로 다른 표정과 특징을 갖게 됐다. 편의상 대화천을 4개 구간으로 나눠 살펴보자. 물론 기자의 임의적 구분이다. ▲1구간은 탄현 이마트 건너편 대화천 시점에서부터 대화교까지이고 ▲2구간은 고양피크닉시민공원에서 고양생태공원을 지나 일산서부경찰서까지다. ▲3구간은 고양종합운동장부터 복개구간인 한국건설기술연구원까지이며 ▲마지막 4구간은 한내초등학교에서 자유로를 통과해 한강과 만나는 끝부분까지다.

성저마을 9단지 건너편 녹지숲을 헤치고 들어가면 나타나는 대화천 시점. 수질을 정화시키는 EM(유용미생물)용액 탱크가 설치돼 있다.

사람들의 발길 차단하는 둑방과 숲
1구간을 살펴보자. 성저마을 9단지 건너편, 빽빽한 잣나무숲을 헤치고 들어가면 철망 펜스 넘어 은신해있는 대화천의 시작점이 비로소 눈에 들어온다. 기나긴 지하관을 지나온 물은 조금 탁해 보이고, 유량도 많지 않다. 그럼에도 가는 물줄기를 따라 오리와 백로 등 제법 많은 물새들이 한가로이 놀고 있다.
1구간의 인상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접근 금지’다. 높고 두툼한 둑방에는 양버즘나무, 잣나무, 벚나무, 메타세쿼이아, 아까시나무, 버드나무 등이 때로는 무질서하게, 때로는 줄을 맞춰 뿌리를 내리고 사람들의 접근을 차단하고 있고, 하천 법면에는 칡과 돼지풀, 환삼덩굴 등이 무성하다. 억지로 풀숲을 헤치던 기자는 발 앞으로 스르륵, 지나가는 누룩뱀을 보고 온 몸이 잠시 얼어붙기도 했다. 덕이동 방향으로는 둑방을 따라 폭 2m 가량의 농수로가 길게 이어져 일반인의 접근을 더욱 곤란하게 만든다. 농수로 옆 한가로운 이면도로를 따라 장기주차 중인 듯 트럭과 버스 등이 줄지어 서있다. 

생태적으로 대화천과 이어진 고양생태공원
대화천은 2구간에서 비로소 부분적이나마 자신의 곁을 시민들에게 내 준다. 천변에 자리한 고양 피크닉 시민공원은 많이 알려지지 않은 호젓한 쉼터다. 잘 조성된 나무그늘 사이마다 피크닉 테이블이 여럿 놓여 있어 이름 그대로 한가로운 소풍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무엇보다도 대화천 둑방을 따라 이열종대로 늘어선 키다리 메타세쿼이아가 폰카에 예쁜 사진을 담을 수 있게 돕는다.

대화천변에 조성된 고양피크닉시민공원의 메타세쿼이아길.

 피크닉 시민공원을 나와 양버즘나무 울창한 한갓진 도로를 따라 조금만 내려가면 고양생태공원이 나타난다. 고양의 작은 생태보고라 불리는 명소다. 고양생태공원은 대화천이 곁에 있었기에 생태적 풍요로움을 더했다. 하지만 자유관람은 허용되지 않고, 탐방프로그램 신청을 해야만 입장이 가능하다. 덕이동으로 건너가는 무명1교 다리 위에서 바라보면, 생태공원의 무성한 초록의 기운이 대화천까지 넘나드는 멋진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일산신도시 내 유일한 군부대인 예비군교육장을 지나면 본격적으로 스포츠 시설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고양야구장은 국가대표연습구장이자 프로야구팀 키움히어로즈의 2군 홈구장이기도 하다. 가까운 거리에는 리틀야구장, 성저테니스장, 성저파크골프장이 붙어있다. 그런가 하면 중앙로 주변으로는 일산서구청 대화119안전센터, 일산서부경찰서가 일렬로 자리하고 있다.  

고양의 생태보고 고양생태공원 입구.

다양한 스포츠시설과 농업체험공원
스포츠 시설은 3구간에서도 이어진다. 고양종합운동장과 고양체육관 주변에는 보조경기장, 인공암벽장이 있고,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뒤편 대화천 복개구간 위에는 배드민턴경기장, 축구장, 농구장, 테니스장 인라인시설 등이 모여있는 대화레포츠공원이 조성돼 있다. 2구간에서 3구간까지 이어지는 다채로운 스포츠시설 전체를 아울러 ‘고양종합스포츠타운’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각각의 시설들이 하나의 공간 감각 안에 묶이지는 않는다. 전체를 이어주는 연결로가 없기 때문이다. 해결책을 고민한다면, 대화천이 해답을 줄 수 있을 듯하다.
고양체육관 앞 천변에는 대화천 전 구간 중 유일한 보행자전용 다리가 가로질러 놓여있다. 도보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대화천의 경관은 여유로우면서도 풍요롭다. 이즈음 찾아가면 강둑을 가득 메운 나무와 콘크리트 법면을 뒤덮은 덩굴식물, 그리고 하천 바닥의 수초들이 가을빛으로 물들어가는 황홀한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대화천 동쪽과 서쪽을 잇는 유일한 보행자전용 다리. 고양체육관과 대화농업체험공원을 연결해준다.

 취재 중 우연히 만난 한 주민은 도보다리 부근에서 10여 마리의 오리가 텃새로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 일 년 내내 목격된다는 사실을 기자에게 들려줬다.
다리를 건너면 서북측 농경지대에 조성된 유일한 시민휴식공간인 대화농업체험공원이 나타난다. 텃밭과 원두막, 농사짓는 모습을 재현한 조형물과 산책로가 아기자기하게 정비돼 있다. 체육관과 농업체험공간을 잇는 작은 도보다리가 도·농 복합도시 고양시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시설물처럼 느껴진다.
대화농업체험공원 앞 도로는 송포농협과 송포행정복지센터로 이어진다. 일산신도시가 조성되기 전부터 송포동과 대화동, 이산포를 이어주던 길이다. 송포행정복지센터 앞에는 100년 전 덕이동과 송포동에서 일어났던 3·1만세운동의 역사를 기록한 작은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텃밭과 농경문화조형물, 산책로가 잘 정비된 대화농업체험공원.

단조롭게 조성된 하류 산책로와 자전거길
마지막 4구간에는 유일하게 산책로와 자전거길이 조성됐다. 가까이에 대화마을 아파트단지가 들어선 덕분이다. 주민들을 위한 친수공간으로 꾸며놓았다지만, 만족스러운 수준은 결코 아니다. 둑방 위 나무그늘을 활용해 산책로를 낸 게 아니라, 법면 중턱의 단조로운 시멘트길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다만 하천 하류의 시원스러운 개방감, 그리고 군데군데 뿌리를 내린 제법 큰 버드나무들이 아쉬운대로 하천 나들이의 운치를 달래준다. 법곳IC와 이산포IC가 연이어 나타나고, 자유로 하단 수문을 통과한 물줄기는 비로소 한강으로 흘러든다.   

잠재된 매력 살려내는 미래 상상하자
대화천 시점에서 출발해 종점까지 걷고 나니, 그동안 몰랐던 대화천의 매력과 과제가 한꺼번에 머릿속에 들어온다. 매력부터 살펴보자. 첫째, 비록 하천이 아닌 배수로로 태어났지만 30년 세월이 지나며 천변을 따라 나무와 풀이 무성하게 자라 고양의 어느 하천보다도 풍요로운 자연을 품게 됐다는 사실이다. 의도하지 않았던 생태적 선물 하나가 시민들에게 주어진 셈이다. 둘째, 하천 주변에 밀집된 시설들이 무척 다채롭고 공공적이다. 앞서 살펴보았듯 다양한 스포츠시설은 물론, 행정시설(구청·경찰서·행정복지센터), 휴식공간(생태·피크닉·농업체험공원),  대규모 상업·유통시설(농협하나로마트)이 대화천을 따라 파노라마처럼 연속적으로 배치돼 있다.대화천의 두 가지 매력을 들여다보면, 앞으로의 과제가 무엇인지도 자연스레 도출된다. 대화천을 풍요로운 생명이 깃드는 생태하천으로 정비하고, 전 구간을 하나의 동선으로 이어주는 연결로를 구축하면 좋겠다. 또한 동남측과 서북측을 가르는 경계선의 이미지를 벗어버리고, 신도시와 농업지역을 넘나들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하면 어떨까. 잠재적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대화천의 미래를 구체적으로 상상해보는 즐거운 작업은 다음 주 연재에서 이어가보자.    

고양체육관과 대화농업체험공원을 잇는 도보다리에서 내려다 본 대화천.
호젓한 가을정취를 즐기기에 제격인 고양피크닉시민공원 입구.
무명1교에서 건너다 본 대화천과 고양생태공원 나무울타리.
대화천을 따라 펼쳐진 스포츠타운의 중심시설인 고양종합운동장과 고양체육관.
한강이 가까워진 대화천 하류 모습.

유경종 기자 duney789@naver.com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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