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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어떻게 나이들 것인가

기사승인 [1461호] 2020.03.23  10:5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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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을까

건강도시를 위한 심층기획 / 어떻게하면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을까

<2>어떻게 나이들 것인가

메르스 사스 코로나19 등 새로운 감염병이 확산되면서 미래의 삶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있습니다. 어디서부터 시작된 문제일까요, 이제 나와 이웃, 인류의 미래를 위한 더 나은 선택을 고민해야 할 때가 왔습니다. 

지나친 육식위주의 식생활과 과식, 과욕, 가공식품과 인스턴트식품의 과잉, 약과 항생제의 무분별한 처방 등 그간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비대하게 성장한 시장은 자연의 생태계는 물론 우리 몸의 생태계를 파괴하고, 면역력을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과학과 의학은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지만 인간은 더 많은 질병에 시달리고, 지구와 지구에 공존하는 생명체들의 미래도 점점 불안해지고 있습니다. 생명의 터전으로서 땅과 숲, 동물과 식물, 사람의 건강문제 까지도 자본의 무한경쟁 시장에 내맡겨진 결과입니다. 

이제 자연과 사람이 공생하는 길, 나와 세계가 공존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합니다. 고양신문은 우선 누구에게나 절실한 건강 문제를 주제로 심층보도합니다. - 편집자

 

 

음식도 약도 절제하고 ‘소식하라’
건강한 노화를 위한 가장 확실한 준비

 

인간, 150년까지 살 수 있을까
노화에 대한 다른 시선 ‘막을 것인가, 준비할 것인가’

미국의 과학자들 사이에서 수십억짜리 내기가 진행 중입니다. 내기의 주제는 2001년 이전에 태어난 사람 중 150살까지 사는 사람이 나올 수 있다, 없다입니다. 한 사람은 점점 다양해지고 있는 항노화 약 덕분에 노화가 늦춰질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과학과 의학에 의한 수명연장이 현재의 젊은 세대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겁니다. 

다른 한 사람은 항노화 약은 물론 유전자 조작을 동원하더라도 생명을 150살까지 연장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합니다. 의학과 과학이 생명의 긴 진화과정과 자연선택의 과정을 아직 뛰어넘을 수 없다는 주장입니다. 2150년이 되어야 내기의 결판이 나고 누군가의 후손들이 돈을 받겠지요. 두 과학자의 내기는 기간과 판돈의 크기에서도 화제가 됐지만, 노화에 대한 상반된 예측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관심을 끌었습니다. 

현장에서 노령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들이나, 노화를 연구하는 생명공학 기업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립니다. 한쪽에서는 노화 자체를 질병으로 보고, 치료의 대상으로 봅니다. 생로병사에 대한 상당한 과학적 진척이 있기에 이를 노화 치료에 이용해야 하고, 생명 연장도 시도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반대편에서는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생명의 과정이고, 나이 먹으면서 더 성숙해진다고 받아들입니다. 과학과 의학은 이런 생명의 과정을 존중하고 섣부른 개입을 자제해야 한다는 것이죠. 이미 과학과 의학이 노화에 개입하면서 자연스럽고 만족스러운 노화를 오히려 방해하고, 더 많은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고 걱정합니다. 

여러분은 어느 쪽 주장에 손을 드시겠습니까? 각자의 경험과 가치관을 기준으로 판단하시겠지만, 분명한 것은 모든 생명과 인간, 나와 우리가 보편적으로 겪는 노화에 대한 판단과 선택인 만큼 쉽게 한쪽의 주장에 쏠리진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선택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스스로 공부하고 경험을 쌓으면서 자신의 가치에 맞는 이론을 세우고, 이를 삶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우리의 선택과는 별개로 전체적인 흐름은 노화를 질병, 혹은 치료의 대상으로 보려는 흐름이 더 커져가고 있습니다. 2018년 세계보건기구(WHO)는 늙음(Old Age) 을 하나의 질병으로 인정하고, 코드를 부여했습니다. 

란셋이라는 유수의 학술지는 WHO가 노화를 질병으로 인정하면서 노화를 치료의 대상으로 보는 과학자와 제약회사는 커다란 허들을 제쳤다고 평가합니다.(The and endocrinology 2018) 생명 연장을 위한 연구와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이들은 노화에 대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길이 열렸다고 환호했습니다. 글로벌 기업 구글의 자회사인 벤처기업 칼리코 등 일부 생명공학 기업들은 이미 항노화 비즈니스 모델을 상당히 진척시켜 놓았습니다.  

 

WHO 노화에 질병코드 부여, 
생명연장 항노화 산업 날개를 달다 

노화에 질병코드까지 부여한 WHO의 결정은 단기간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과학과 의학은 꽤 오랫동안, 노화를 질병으로 보려는 연구를 축적해 왔습니다. 대표적으로 노화를 만성 염증으로 보려는 ‘염증 노화’ 개념이 있습니다. 이탈리아 의사인 클라우드 프란체스키에 의해 2000년 즈음부터 알려진 개념인데요,(Franceschi, Garagnani et al. 2017) 노인들의 혈액을 연구해 보니, 염증을 일으키는 여러 인자들이 상대적으로 많더라는 겁니다. 그는  증상이 없더라도 만성 염증을 일으킬 수 있는 인자를 낮추면 노화나 노화 관련 질병을 낮출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이런 흐름이 차곡차곡 모여서 드디어 노화가 질병화됩니다. 

하지만, 저는 노화를 질병화하려는 흐름에 경계감이 있습니다. 물론 노화는 여러 의학적 개입으로 늦춰질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피부에 넣는 필러나 보톡스 아닐까요? 치과의사인 저의 일상에선, 임플란트가 수명연장에 매우 강력하게 기여하고 있다고 늘 생각합니다. 먹어야 산다고, 생명연장을 위해서는 잘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할 테니까요. 하지만, 보톡스나 임플란트처럼 노화 현상에 대한 부분적 처방이 아닌, 노화 자체를 질병으로 보고 치료의 대상으로 보는 것은 차원이 다른 논의입니다. 

 

2만명 6년간 아스피린 임상 실험
원인 모르지만 암 등 사망위험도 위약보다 높아

지난 세기 동안 과학과 의학이 대폭 진보하기는 했지만, 그것이 과연 지난한 생명과정인 노화 자체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구체적으로 염증노화설처럼, 노화를 염증의 과정으로 본다면, 해답은 항염제 투여입니다. 이런 논리가 통증이나 부기 같은 구체적 염증 소견이 없는데도 저용량의 아스피린을 권하는 흐름을 만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2018년 한 저명한 학술지에 발표된 연구결과를 보면 아스피린은 건강한 사람의 질병 예방이나 수명연장에 별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McNeil, Woods et al. 2018) 2만여 명을 대상으로 아스피린과 위약(실험을 위한 가짜 약)을 각각 투여하며 6년 동안 무작위 임상실험한 결과입니다. 아스피린을 투여한 그룹에서는 원인은 모르지만, 암 발생이 증가했습니다. 뇌출혈 등 다른 혈관질환에서도 위약보다 사망위험도가 높았습니다. 심혈관질환 분야에서만 아스피린의 사망위험도가 낮았습니다. 약은 우리가 모르는 부작용을 동반할 수 있다는 우려를 데이터로 설명해준 연구결과였습니다.

또 노화가 염증이라는 염증노화설은 건강하게 100살까지 사는 건강백세인들의 혈액에도 염증 물질이 높다는 사실 앞에서면 그 힘이 약해집니다. 인간은 혹은 생명은 나이를 먹으며 죽음을 향해 가면서 몸 자체에 많은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0세 장수인들처럼 나름 건강하게 살아갈 수도 있는데, 일부 분자적 흐름만 포착해 ‘염증노화’라고 질병화 하는 것은 논박의 여지가 있습니다. 백세인들은 염증을 방어하는 물질도 많이 가지고 있더라고 방어하지만, 궁색해 보입니다. 

 

건강한 노화를 위한 풍부한 자원들
어떤 노화를 준비할지, 각자 선택하고 준비해야

저는 우리 세대는 과거 세대에 비해 나이먹음을 준비하는데 몇 가지 중요한 이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먹는 것이 충분해졌습니다. 전 세대가 겪었던 보릿고개가 우리에겐 없습니다. 둘째, 사회복지와 의료보험은 우리 모두에게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을 제공합니다. 셋째, 식이요법과 운동만으로도 노화를 늦추고 더 오래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일부 의약품도 도움이 되고요. 우리 세대는 이런 가용 가능한 것들을 나름의 가치를 기준으로 선택해 자신의 삶에 적용하면서 나이먹음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선택의 풍부함 측면에서는 가장 축복받은 세대라 할 수 있습니다. 

50대가 넘어가니, 주위 친구들이나 지인들이 건강문제에 관심이 높아집니다. 누구는 어디가 불편하고, 그래서 이런 걸 먹어봤고 이런 운동을 해 봤고 하는 민간요법 정보가 오갑니다. 대중매체에서도 건강에 좋다는 음식이 계속 추천되고, ‘아직 이것도 안 드십니까’하는 광고카피로 유혹하기도 합니다. 식당이나 마트에서도 음식과 관련한 건강정보를 앞세웁니다. 면역에 좋은 요리, 항암작용을 하는 재료, 관절에 좋은 기능성 식품 등 이제 건강에 도움이 되는 정보가 없으면 뒤로 처집니다. 과학과 의학에서도 건강과 장수에 도움이 되는 물질을 열심히 찾고 있는 중입니다. 대표적으로 미국노화연구소는 우리나라에서도 흔한 강황이나 녹차, 포도주에 들어있는 라스페스트롤 같은 물질이 수명을 연장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지 탐색 중입니다. 이런 물질 중엔 아스피린 같은 항염제나, 라파마이신 같은 항생제도 한 자리를 차지 하고 있습니다.  

 

가장 많은 과학적 데이터로 증명된 ‘소식’
건강한 노화를 위해서는 건강한 생활습관 필요 

저는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반대편의 생각을 합니다. 실은, 이런 모든 것을 안 먹거나 덜 먹는 것이 오히려 건강이나 장수에 좋다는 겁니다. 실제로 장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다름아닌 소식입니다. 가장 많은 과학적 데이터를 가지고 있습니다. 소식은 몸을 가볍게 할 뿐 아니라, 몸 안의 염증 반응을 낮추고, 건강수명과 기대수명을 늘립니다. 소식과 장수에 대한 연구는, 세포 하나짜리 효모에서부터 쥐, 원숭이를 거쳐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Kraus, Bhapkar et al. 2019)에 이르기까지 탄탄한 근거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소식은 과학의 역사로 보면 1935년 맥케이에 의해 시작되었다고 하지만(Masoro 2010), 실은 우리 선조의 오래된 지혜이기도 합니다. 인터넷으로 볼 수 있는 동의보감에는 ‘몸을 가볍게 하고 늙지 않고 오래 살게 해야 한다’ (輕身, 延年不老) 란 표현이 두번이 등장합니다. (東醫寶鑑》 內景篇卷之一 > 身形 > 單方 > 菖蒲)

건강과 장수를 위해 건강에 좋다는 음식과 영양제, 심지어 보약과 양약을 매끼 챙겨 먹을 것인가, 아니면 모든 음식과 약을 절제하고 소식을 택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정확한 해답이 없습니다. 모두 나름의 근거를 가지고 있으니까요. 제가 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노화를 보는 전체적인 관점만이 아니라 이제 먹는 것, 혹은 먹는 것을 통해 건강을 유지하는 것 역시 선택의 문제일 수 있다는 겁니다. 물론, 시간이 없어 허겁지겁 편의점 음식으로 매끼를 때워야 하는 분들도 여전히 많고, 경제적 차이가 건강수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러더라도 음식 탐함을 줄이고 소식을 실천하는 것은 상당 부분 자기 책임하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합니다. 

저로 치면, 하루 두 끼 먹는 간헐적 단식을 실천 중입니다. 아침을 거르고 점심 저녁을 먹습니다. 간헐적 단식에 대해 반대하거나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제 몸이 느끼는 바는 참 좋습니다. 간헐적 단식 역시 소식만큼 건강에 좋다는 데이터를 쌓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간헐적 단식에 대한 다양한 정보들 가운데 무엇을 선택할까 역시 자기 선택의 문제입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우리 시대의 노화는 선택하고 준비해야 할 삶의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항노화 약과 유전자조작으로 노화를 막으려고 안간힘을 쓸 수도 있고, 소박한 음식과 소식, 꾸준한 운동으로 건강한 노화를 맞을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도 아직 노화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다만 어느 쪽이 더 행복한 노화를 위한 길인지 각자 선택하고 준비할 수는 있습니다. 보험회사는 연금을 통해 은퇴 후를 준비하라고 권하는데, 제가 보기에 더 중요한 은퇴준비 준비는 스스로 공부하고 판단하며, 건강한 노화를 위한 생활습관을 만드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글 / 김혜성 사과나무의료재단 이사장 

필진 소개
김혜성 이사장은 사과나무의료재단의 치과의사이자, 미생물 연구자이다. 구강미생물에서 시작해 장내 미생물, 발효 음식의 미생물까지 폭넓게 공부하며 몇 권의 책을 펴냈다. 『미생물과의 공존』 등 그간 펴낸 미생물 관련 3권의 책 모두 우수과학도서로 선정됐다. 
우리의 몸 안팎의 생명체들이 서로 균형과 조화를 이룰 때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는 ‘통생명 삶’이란 화두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 기획보도에서는 건강에 대한 개념과 건강한 삶을 위한 습관, 건강한 노년을 위한 준비, 새로운 삶의 가치에 대한 선택의 문제까지 포괄적으로 다루게 된다. 총 6회 연재.

 

***건강과 생명에 관한 더 다양한 자료를 공유하고 싶으시다면 사과나무의료재단 '헬스포럼'이 운영하는 네이버 카페  '통생명 라이프' 를 검색하세요. 질문과 상담도 가능합니다~

김혜성 사과나무의료재단 이사장 webmaster@mygo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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