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축소해 주차·환승시설만 추진

▲ GTX 킨텍스역 공사현장. 주변이 아파트로 둘러싸여있어 복합환승센터가 들어설 마땅한 부지가 없다.

규모축소해 주차·환승시설만 추진
킨텍스역 주변 사용가능 부지 없어
‘상업·업무·숙박’ 복합시설 불가능 


[고양신문] GTX-A 킨텍스역에 추진 중이던 ‘민자 복합환승센터’ 계획이 폐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고양시는 업무·상업시설 등이 포함된 대규모 복합환승센터는 포기하고, 소규모 환승시설만 갖추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고양시 철도교통과 관계자는 4일 고양신문과 통화에서 “민자사업으로 추진 중이던 복합환승센터는 사업성이 나오지 않아 결국 못 하는 것으로 결정됐다”라며 “이미 작년 말 사업추진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4년 전부터 공을 들여온 고양시 자족도시를 위한 핵심 사업 중 하나를 포기하겠다는 선언이다. 킨텍스 복합환승센터는 그동안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있었지만 시가 언론에 공식적으로 사업포기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자 투자가 어려웠던 이유는 땅이 없기 때문이다. 킨텍스 역사 인근에 복합환승센터 개발부지를 남겨뒀어야 했지만, 현재 GTX 킨텍스역이 건설되고 있는 킨텍스 사거리 주변은 사용가능한 부지가 전혀 없는 상황이다. 모두 아파트 건설사와 현대자동차에 부지가 넘어갔고, 하나 남은 땅은 공원부지로만 사용이 가능하다. 시는 공원 지하에 복합환승센터를 만들 수 있을지 타진해 봤지만, 공간사용의 한계와 사업비 증가로 민간사업자들은 투자의사를 전혀 밝히지 않았다.

현재 진행 중인 일산테크노밸리와 킨텍스 제3전시장 등은 GTX 킨텍스역과의 연계성을 통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사업들이다. 하지만 킨텍스역 복합환승센터가 무산되면서 자족도시로 나아가는 동력을 잃게 되지 않을까라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복합환승센터가 일반 환승시설과 다른 점은 규모에 있다. 상업시설(쇼핑센터), 업무시설(기업입주), 숙박시설(호텔)이 포함된 교통허브기능을 수행하는 시설인 만큼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 유동인구 증가, 지가상승 등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다. 복합환승센터의 성공사례는 ‘동대구역’이다. 백화점과 연결된 동대구역 복합환승센터는 지하 7층 지상 9층 규모로 고속버스와 시외버스 터미널 등을 갖추고 있다. 

복합환승센터를 포기한 후 현재 고양시가 구상 중인 방안은 버스정류장과 주차장시설 정도다. 그마저도 아직까지 부지를 정하지 않았으며 지상으로 할지, 지하로 할지도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 국토부가 지난 2일 우수사례로 소개한 해외 복합환승센터 모습. 킨텍스역에는 이런 대형 복합환승센터가 들어오지 못하게 됐다.


이달 2일 국토부는 각 지자체에 ‘GTX 환승센터 공모사업(국비우선지원)’을 진행한다고 발표했는데, 이번 공모에 대해서도 고양시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공모안 제출기한이 3개월 뒤인 올해 9월 중순인데, 현재까지도 환승시설에 대한 구체적 복안이 없기 때문에 기한 내에 공모안을 만들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복합환승센터’를 포기했다면 소규모 일반환승센터라도 잘 준비해 국비라도 지원받아야겠지만 그것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시 관계자는 “이번 공모사업과 관련해서는 보도자료를 통해 알게 됐으며, 국토부로부터 미리 따로 통보받지는 못했다”며 “국토부 설명회를 들어본 후 공모사업을 추진할지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GTA-A 노선은 공사가 이미 진행되는 단계이기 때문에 킨텍스역의 경우 추후 환승센터를 연계하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이미 결정된 역사 출입구 위치 등을 바꾸는 것은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공모는 GTX 개통 전에 선제적으로 환승동선을 구축하는 데 의미를 두고 있지만, 환경에 따라 GTX 개통 이후에 환승시설이 건설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고양시 관계자는 “환승센터와 관련해서는 현재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기 때문에 GTX 개통 시점에 맞춰 완공될지에 대한 확답을 드릴 수 없다”고 밝히면서도 “현재 고양시가 도심공항터미널과 면세점 유치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만약 이런 시설이 유치된다면 복합환승센터 못지않은 경제적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