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석무역 구성자 대표

<고양의 기업인> 기석무역 구성자 대표

식사동 구제거리 탄생시킨 장본인
코로나19로 수출 여건 불투명…
적극적 내수 전환, ‘위기를 기회로!’

구성자 기석무역 대표는 고양을 대표하는 여성 기업인이다.

[고양신문] 기석무역 구성자 대표는 식사동 구제거리를 탄생시킨 장본인이다. 2000년도에 처음 식사동에서 의류재활용사업을 시작한 후 하나 둘 동종업체들이 모여들기 시작했고, 10여 년 전부터는 구제의류를 도매, 또는 소매를 하는 매장이 하나 둘 늘어나 현재는 약 100여 개가 넘는 구제숍들이 들어서서 세상에 둘도 없는 구제거리를 형성하고 있다. 의류재활용사업도 구제매장도 기석무역이 마중물 역할을 한 셈이다.

기업의 성장과 함께 구 대표 역시 명실공히 고양을 대표하는 여성 기업인으로 부상했다. (사)한국의류·섬유재활용협회 회장, 고양상공회의소 여성CEO기업인회 회장, 전국의류수출협회 회장 등의 직함이 구 대표의 폭넓은 활동을 보여준다.

2019 대한민국 지속가능혁신리더 대상을 수상한 구성자 대표.

구성자 대표는 지난해 MBC방송국이 주관하는 대한민국 지속가능혁신리더 대상을 수상했다. 구 대표를 추천한 국회 환경노동위는 자원순환에 기여하는 새로운 산업분야를 개척하고, 높은 수출실적도 올린 기석무역의 업적을 높이 평가했다. 이뿐 아니라 기석무역은 경기도와 정부기관으로부터 일하기 좋은 기업, 여성고용률이 높은 기업, 가족친화기업 등 다양한 명목으로 여러 차례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직원들을 한 가족처럼 존중하는 구성자 대표의 마음이 회사 경영 곳곳에서 발현됐기 때문이다.

의류를 재활용하고 수출하는 일에 대해 구 대표는 뜨거운 자부심을 표한다.
“버려지는 옷들을 모아 다시 쓰임새를 찾아주는 일은 환경을 지키는데 기여하는 일이기도 하고, 기본적인 생활용품이 부족한 저개발국가 사람들에게도 꼭 필요한 사업입니다.”

그는 국제아동구호기구인 월드비전을 통해 자신이 옷을 수출하는 나라의 어린이 수십명을 매달 후원하고 있으며, 지역사회에서도 다양한 나눔과 사회공헌에 앞장서고 있다.
아쉽게도 코로나19로 수출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석무역은 창사 이래 가장 큰 위기를 맞닥뜨렸다. 지난해 120억 원이 넘는 수출액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수출입 물류 자체가 막혀버려 창고마다 재고가 산더미처럼 쌓여가고 있다.

기석무역 구제매장에는 다양한 종류의 옷과 소품들이 가득하다.

“주로 동남아와 중앙아시아, 아프리카와 중남미 등 재활용의류에 대한 수요가 있는 지역으로 수출을 했었는데, 공들여서 분류하고 깨끗하게 포장까지 마친 수출상품들이 창고를 떠나가지 못하고 묶여 있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미어집니다. 최근에는 여러 지상파 뉴스에서 이 문제를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그나마 환경부로부터 수출상품을 임시로 보관할 창고 임대료 일부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됐지만, 상황이 완전히 정상화되기까지 얼마의 시간을 더 기다려야 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현재 수출상품 재고가 2000톤에 달하고, 작업장에서 분류를 기다리는 원제품도 1500톤이 밀려 있습니다. 하루 빨리 수출길이 다시 열리기를 간절히 기다리는 수밖에요.”

뒤편에 보이는 포장상품은 수출을 기다리고 있는 재활용 의류들이다.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구성자 대표의 구상은 무엇일까.
“현재 매출의 95%를 차지하는 수출의 비중을 낮추고, 의류재활용 내수시장의 비율을 차차 높여갈 계획입니다. 그러려면 식사동 구제거리를 한번 찾아온 손님들이 다시 찾는, 편리하고 매력적인 쇼핑 특화거리로 재단장 해야겠지요.”

구성자 대표의 이러한 구상은 사실 코로나 이전부터 계획됐었다. 식사동 구제매장 사업자들이 상생 방안을 함께 협의하는 기구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지난해 3월 구제생활화산업협동조합을 설립했다. 현재 50여 개 업체가 참여하고 있는 협동조합은 고양시관광컨벤션협의회의 정식 분과로 들어가서 식사동 구제거리를 효과적으로 알리고, 장기적으로는 관광특구로 만들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색하고 있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대부분의 매장에 주차공간이 부족하다는 것. 애초에 공장이나 창고로 사용하다가 구제숍으로 변신한 곳들이 많기 때문이다. 다행히 1000여 평 규모의 후보지가 물색돼 고양시의 협조를 받아 식사동 구제거리 공용주차장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주차장과 함께 식사동 구제거리를 알리는 대형 거리간판도 식사동과 문봉동 양쪽에 각각 세울 계획이다.

가장 눈여겨볼만한 계획은 기석무역의 이전이다. 구성자 대표는 기석무역을 다른 곳으로 이전하고, 현재 기석무역이 자리하고 있는 3000여 평 부지에 대규모 구제매장 쇼핑타운을 만드는 구상을 하고 있다.
“현재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매장들을 한 곳에 모아놓으면 방문객 입장에서 훨씬 편리해지고, 사업체들도 여러 가지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꿈꿔왔던,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 유명한 리사이클링 쇼핑의 명소가 고양시에 탄생할 날을 함께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식사동 구제거리의 원조집인 기석무역 구제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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