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완규-이홍규 필두, 서구-동구로 갈려

▲ 7일 오전 고양시의회 통합당 김완규‧엄성은‧박현경‧심홍순‧이규열 의원이 같은 당 이홍규 부의장의 사퇴를 주장하고 있다.

5대 3으로 쪼개진 고양시의회 통합당
음주운전 ‘김완규’ 밀어붙이려다, 당 분열

자존심 훼손, 부의장 수락은 해당행위”
김완규-이홍규 필두, 서구-동구로 갈려
지방선거 ‘줄서기’ 벌써 시작됐나


[고양신문] 고양시의회 미래통합당이 둘로 쪼개졌다. 총 8명의 통합당 의원들이 5대 3으로 갈려 상대를 비난하고 나섰다. 당 내부갈등의 시작은 이홍규 통합당 의원이 부의장에 당선되면서다.

통합당 5명의 의원들(이규열‧김완규‧심홍순‧엄성은‧박현경)은 후반기 부의장에 선출된 같은 당 이홍규 의원이 부의장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아가 사퇴하지 않으면 출당을 요구할 것이라는 입장문을 6일 냈으며. 다음날인 7일엔 시청 앞에서 플래카드를 들고 “이홍규 부의장을 인정할 수 없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같은 당 의원이 부의장에 당선된 것에 이렇게 크게 반발하는 이유는 통합당이 김완규(탄현‧일산1) 의원을 부의장으로 내정했지만 민주당이 이를 받아주지 않고 대신 이홍규(마두1‧2‧정발산‧일산2) 의원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통합당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통합당이 부의장으로 추천한 김완규 의원은 작년 음주운전으로 징계까지 받은 인물이다. 민주당은 “음주운전 의원을 출당시키지는 못할망정 부의장에 앉히겠다고 추천했는데, 그걸 받아주는 것이 말이 되겠냐”며 “다른 의원을 추천하라고 시간을 충분히 줬지만, 통합당은 끝내 김 의원을 추천하는 자충수를 뒀다. 결과적으로 민주당은 통합당 의원 중 다른 사람을 부의장으로 선출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통합당의 분열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초선인 이홍규 의원이 부의장을 수락했고, 3선 김완규 의원을 적극 지지했던 시의원들이 이 부의장의 사퇴를 촉구한 것. 이규열‧김완규‧심홍순‧엄성은‧박현경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후반기 당대표인 손동숙 의원과 이홍규 부의장에 대해 “당대표직과 부의장직 사퇴를 하지 않을 시에는 경기도당에 출당 등의 징계조치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홍순 의원은 “이홍규 의원이 본인의 사욕을 위해 부의장직을 수락한 것은 명백한 해당행위이며 나아가 통합당의 자존심과 위상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비난했다. 또한 “김완규 의원이 안 된다면 부의장직을 버리자는 내부 합의도 지켜지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손동숙 통합당 대표의원은 “김완규 의원에 대해서는 이미 내부에서도 결격사유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지만, 김 의원을 후보로 추천하는 것을 당론으로 정했고 초지일관 밀어 붙었다”고 말했다. 이어 “본회의장 투표에서도 통합당은 8표 모두를 김완규 의원에게 몰아줬는데, 민주당의 횡포로 뜻하지 않게 이홍규 의원이 당선됐다”며 “김완규 의원을 추천하기에 앞서 당론으로 ‘통합당이 반드시 부의장을 가져와야 한다’라는 대전제가 있었기 때문에 ‘부의장직 수락 거부’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현재 이홍규, 손동숙 의원은 같은 당 5명의 의원들의 사퇴압박에 대해 “사퇴의사가 없으며, 공식적으로는 대응하지 않겠다”고 답하고 있다.

보통은 정당 내 이러한 내부갈등이 발생하면 조용히 봉합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도 ‘부의장 사퇴요구 입장문’을 기자들에게 건네고, 시청 앞에서 공개적으로 단체행동까지 해야 할 이유가 있었을까. 지역 정가에 따르면 이미 다음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줄서기가 시작된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온다.

김완규 의원을 필두로 입장문을 낸 5명의 시의원들은 대부분 일산서구(당협위위원장 김현아)를 지역구로 두고 있다. 이동환 전 당협위원장의 측근인 엄성은 의원만 보더라도 일산동구를 기반으로 활동해왔지만, 이동환 위원장이 김영환 전 장관의 전략공천으로 낙마한 이후 지난 4월 총선에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자연스럽게 동구가 아닌 일산서구에서 입지를 다지는 것이 가능해졌다. 입장문을 발표한 5명과 반대편에 서 있는 3명은 이홍규‧손동숙‧정연우 의원으로 모두 일산동구(당협위원장 김영환)가 지역구다. 결국 통합당 의원들이 일산동구와 서구로 자연스럽게 쪼개지게 된 것.

이런 관측에 대해 심홍순 의원은 “이번 사태에 대해 김현아 당협위원장은 어떠한 개입도 하지 않았다”며 “그런 시각은 중상모략에 가깝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하지만 익명을 요구한 통합당 관계자는 “당 내부의 갈등을 이렇게 외부에까지 강하게 표출한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위원장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았을 리 없다”며 “부의장직을 수락한 것이 당의 자존심과 위상을 떨어뜨리는 일이라 얘기하고 있지만, 이렇게 당의 갈등을 외부에 적극 알리는 것이 오히려 당의 위상을 더 떨어뜨리는 행위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통합당 분열의 원인은 결격사유가 있는 김완규 의원을 끝까지 부의장에 앉히려 했던 그들의 잘못된 판단에 있다”며 “음주운전 시의원이 부의장이 되는 것은 105만 고양시민들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통합당의 집안싸움은 시민들의 눈높이와는 전혀 맞지 않는 부끄러운 행태다. 당사자인 김완규 의원이 스스로 부의장 자리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도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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