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우·홍정민·신현영 의원 주최 , 바이오메디클러스터 조성 토론회 

 고양시는 일산테크노밸리의 주력산업을 2가지 축으로 정립했다. 바로 ‘바이오‧메디컬산업’과 ‘미디어‧콘텐츠 융합산업’이다. 이 중에서 고양시는 좋은 의료기반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바이오‧메디컬산업으로 무게중심이 쏠리고 있다. 임상시험을 할 수 있는 6개 대형병원을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고양시에는 공공인 국립암센터와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그리고 민간인 동국대병원, 명지병원, 백병원, 차병원 등 6곳의 대형 의료기관이 포진해 있다. 

시대적 흐름도 바이오‧메디컬산업을 조성하는데 ‘훈풍’이 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기 회복을 위해 마련한 국가 프로젝트에도 바이오‧메디컬산업이 부합하기 때문이다. 국가 차원에서 육성될 디지털뉴딜사업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가 유망사업으로 간주됨으로써 바이오메디클러스터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그런데 고양시가 바이오‧메디컬산업을 일산테크노밸리의 주력산업으로 정립하기 이전, 이쪽으로 방향타를 단단히 잡은 이가 있었다. 초선의 이용우 국회의원이다. 이 의원은 지난해 총선 때부터 바이오메디클러스터 조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공약뿐만이 아니라 이 의원은 당선 직후 고양시에 있는 대형 병원장들과 빈번한 만남을 가지면서 바이오메디클러스터 조성 논의에 불을 지폈다. 그리고 현재는 고양시 대형 병원 대부분은 바이오메디클러스터 조성에 협조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국립암센터는 구체적인 개발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고양 바이오메디클러스터 성공적 조성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공적인 토론회도 마련됐다. 이용우(일산서구)·홍정민(일산동구)의원과 명지병원 출신의 신현영(비례) 의원 등 3명 의원 주최로 1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이 토론회에는 병원·연구원·중앙부처에서 나온 각 전문가들이 참여해 토론을 2시간 동안 이어갔다. 특히 고양의 6개 병원 중 국립암센터, 일산병원, 명지병원 등 3개 병원의 병원장이 이 토론회에 참석하는 열의를 보였다. 이날 토론 참석자들은 고양시가 바이오메디클러스트가 조성될 수 있는 최적의 여건을 갖췄다는 공감대를 가지는 한편, 바이오메디클러스트 성공을 위해 필요한 조건에 대해서도 소신을 밝혔다. 이날 토론회 내용을 정리한다.  

이날 토론회 발제자로는 보스턴컨설팅(BCG) 바이오섹터 우지윤 이사와 국립암센터 공공의료사업실 김열 교수가 나섰다. 토론자로는 경기연구원 경제사회연구실 성영조 실장, 고양시정연구원 이현정 부원장, 국립암센터 이은숙 원장,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김성우 병원장, 동국대학교 BMC(바이오메디캠퍼스) 산학협력팀 박병록 교수, 산업연구원 신산업실 최윤희 박사, 그리고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과 이상진 과장 등 7명이 참석했다. 이외에도 이재준 고양시장과 명지병원 이왕준 이사장이 참석해 의견을 보탰다.

암센터, 빅데이터 기반 
병원·연구소·기업 융합모델 제시 
 

첫 번째 토론회 발제로 나선 우지윤 보스턴컨설팅 이사는 대표적인 차세대 바이오 의약품인 세포·유전자 치료제와 항체의 현황을 설명하며 바이오메디클러스터의 성패는 ▲의료서비스 제공자 ▲교육 과정 ▲신약을 개발하고 시험할 R&D ▲제약과 의료, 바이오를 분류하는 기준 ▲중소기업을 유치하고 개발할 수 있는 투자 자본 등 5개 요소에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국립암센터 김열 교수는 오랜 시간 구상해온 듯 이날 제안한 개발컨셉이 매우 구체적이었다. 한마디로 ‘국내 최초 빅데이터 기반의 병원-연구소-바이오산업 융합모델’로 클러스터가 조성될 것을 기대했다. 

김 교수는 “국립암센터는 고양시가 가진 입지조건을 고려해 암빅데이터센터를 비롯해 암연구소, 바이오기업, 항암신약연구소, 제약기업, 인공지능연구소, 시뮬레이션 교육센터, 한방신약연구소, 의료로봇연구센터 등을 집적화해서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이른바 ‘고양 바이오메디 클러스터’를 조성할 것을 고양시장님에게 제안했다”고 밝혔다.

국립암센터는 고양 바이오메디클러스터의 상징적 역할을 하는 곳으로 가칭 ‘신항암치료연구센터’를 구상하고 있었다. 신항암치료연구센터라는 건물 내에는 암빅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신항암치료센터, 고양바이오산업지원센터, 고양평화의료교육센터 등이 입주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위 그림은 확정된 계획안이 아니라 국립암센터가 현재 구상단계에서 제안한 
국립암센터는 고양 바이오메디클러스터의 상징적 역할을 하는 곳으로 가칭 ‘신항암치료연구센터’를 구상하고 있었다. 신항암치료연구센터라는 건물 내에는 암빅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신항암치료센터, 고양바이오산업지원센터, 고양평화의료교육센터 등이 입주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위 그림은 확정된 계획안이 아니라 국립암센터가 현재 구상단계에서 제안한 안임을 밝힌다. 

이날 김 교수가 발표한 내용을 종합하면, 국립암센터는 고양 바이오메디클러스터의 상징적 역할을 하는 곳으로 가칭 ‘신항암치료연구센터’를 구상하고 있었다. 신항암치료연구센터라는 건물 내에는 암빅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신항암치료센터, 고양바이오산업지원센터, 고양평화의료교육센터 등이 입주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신항암치료연구센터는 항암치료연구뿐만 아니라 ‘고양바이오산업지원센터’를 통해 암센터가 생산한 빅데이터를 여러 바이오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고양평화의료교육연구센터’를 통해 국제적인 의료교육이 이뤄지고 남북간 의료교류를 지원하는 등의 공공인프라를 갖춘다는 개념으로 설립을 구상하고 있다. 특히 국립암센터는 통일시대를 대비해 남북 보건의료협력의 중심지역으로 높은 가능성을 가진 고양시를 파트너로 삼아 지난 7월 ‘고양평화의료포럼’을 개최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고양바이오메디클러스터는 통일시대를 대비한 의료교육과 연구의 국제적인 중심이 되고, 4차산업혁명 시기에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을 이끄는 선도적 역할을 하며, 한국인 유전정보 기반의 맞춤형 암치료개발의 첨단 기능을 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이어   “고양바이오메디컬클러스트가 활성화되면 1만명 이상의 일자리와 10조원 이상의 관련 경제효과가 발생하게 된다”는 기대감도 내비쳤다.  

산업화할 수 있는 전략과 
국내·외 타 클러스터와 연계 필요

이날 토론 참석자들은 바이오메디클러스터가 조성될 수 있는 여건을 고양시가 잘 갖췄다고 한결같이 말했다.

이날 좌장을 맡은 이용우 의원은 “병원이 없으면 임상시험을 할 수 없고 임상데이터를 축적할 수 없다는 점에서 여러 대형병원이 있는 고양시는 바이오메디클러스트를 구축하는 데 굉장히 좋은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성영조 실장은 “고양시의 병원이나 복지시설과 관련된 보건업과 사회복지서비스업은 1995년 398개엣 2016년 2548개로 증가해 인구증가율의 3배에 달했다”고 말했다. 
이재준 시장은 “의료는 평화라고 생각한다. 의료에는 국경이 없고 의료서비스는 어느 한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세계를 넘나들 수 있다. 평화의료클러스터는 그래서 남북의 중심지인 고양시가 최적지다”고 말했다. 

이은숙 원장은 “클러스터 성공을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유관기관들의 유기적 협력이 중요한데, 현재 바이오메디클러스터 조성 논의에 고양시에 있는 병원장들이 매우 협조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은 클러스터 성공을 향한 좋은 스타트다”라고 말했다.  

고양 바이오메디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공적인 토론회가 1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이 토론회는 병원·연구원·중앙부처에서 나온 각 전문가들이 참여해 토론을 2시간 동안 이어갔다.
고양 바이오메디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공적인 토론회가 1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이 토론회는 병원·연구원·중앙부처에서 나온 각 전문가들이 참여해 토론을 2시간 동안 이어갔다.

하지만 ‘좋은 여건’을 갖췄다는 것과 이를 발판으로 ‘산업화’를 이뤄낸다는 것이 다르다는 의견이 여러 번 피력됐다. 좋은 여건을 바탕으로 어떻게 산업화를 이뤄 어떻게 경제적 가치를 창출해 낼 것인가에 대한 전략 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구체적으로 ▲바이오기업 유치 전략 ▲바이오기업·병원·연구소 간 연계 혹은 타 클러스터와의 연계를 통한 시너지를 창출하게 하는 시스템 구축, 이 두 가지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산업연구원 신산업실 최윤희 박사는 “우려되는 점은 병원과 연구기관 중심으로 클러스터를 조성할 경우 경제적 가치 창출과 곧바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내의 여러 바이오클러스터들이 연구개발에 초점을 두어 산업발전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고 생산과 판매에 관한 경쟁력은 미흡한 상황에 있다. 따라서 시장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임계 규모 이상의 기업을 어떻게 유치하고 산업화할 것인가에 대해 전략적 고민이 필요하다”는 산업화 전략 과제를 언급했다. 

최윤희 박사는 또한 “고양시에 조성될 바이오메디클러스터가 국내 수요에 초점을 맞출 것인가, 아니면 국제적 경쟁력을 갖춰 세계 시장을 염두에 둘 것인가에 대한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 박사는 “연구개발 단계 이후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지역 내 인프라만 연계해서는 곤란하고 지역 외 국내·외 타 클러스터와의 역량 연계를 해야 한다. 타 지역 바이오클러스터와 역량을 연계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복잡한 바이오헬스 산업 생태계의 모든 요소를 한 지역에 담아내기는 불가능하고 비효율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왕준 명지재료의단 이사장은 “병원이 당연히 하나의 플랫폼 역할을 해야 하겠지만, 병원이나 연구기관이 제 역할을 얼마나 잘 하는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기업이 끌어들일 만큼 전체 클러스터로서 얼마나 매력적인가가 중요하다. 물리적 공간이나 하드웨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결국 네트워크나 소프트웨어를 어떻게 운영하는냐가 결정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이상진 보건정책과장은 “바이오산업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바이오산업은 연구개발부터 산업화 단계까지 굉장히 길고 험난한 과정이 있다”며 “바이오기업·병원·연구소의 시너지 창출을 위해서는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조직이 필요로 하는 기술과 아이디어를 외부에서 조달하는 한편 내부 자원을 외부와 공유하면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체계다. 이 과장은 “기업이 의료기기를 개발하더라도 최종 수요자는 병원의 의사라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의사가 사용할 수 없는 의료기기는 무용지물이다. 마찬가지로 병원의 연구기능을 기업에 개방해서 병원과 기업이 상호 협력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국립암센터 김열 교수는 바이오기업과 병원 간 유기적 협업이 가능한 사례를 들었다. 김 교수는 “국가 연구기관이 항암제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바이오기업이 신항암 후보물질을 만들어 제시하면, 병원은 신항암 후보물질의 가능성을 평가하고 임상시험을 한 후, 글로벌 항암신약 개발이라는 목적을 이룰 수 있다. 이 때 바이오기업이 신항암 후보물질을 만들어내거나 병원이 신항암 후보물질의 가능성을 평가할 때 빅데이터와 AI가 효과적으로 활용된다. 이렇게 중소·벤처 형태의 바이오기업과 병원, 제약사, 연구기관이 유기적으로 협업하는 시스템이 바이오메디클러스터의 매우 중요한 인프라가 되는데, 이 시스템을 고양시가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차별화하는 특화 분야 개발하고 
고령화 등 당면문제 반영해야 


일산테크노벨리에 조성될 바이오메디클러스터를 기존 바이오클러스터와 어떻게 차별화 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상진 과장은 “기존 바이오클러스터에 대한 분석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원주는 의료기기 중심이고 오송은 제약 중심이다. 고양은 타지역 바이오클러스터와 차별화되는 특화된 분야를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정 고양시정연구원 부원장은 “바이오클러스터는 국가 지원, 광역지자체 지원, 기초지자체 지원 등 어디에서 주도하고 지원받느냐에 따라 나눌 수 있다. 국가 차원의 첨단의료복합단지로 조성된 곳은 대구와 충북 오송 등 두 곳이다. 이 외에도 국가차원은 아니지만 광역 혹은 기초지자체 주도의 인천 송도의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 강원도 원주의 의료기기테크노밸리 등이 있다. 고양 바이오메디클러스터는 다른 클러스터와 어떻게 차별화되면서 시너지를 낼 것인지를 감안해 이러한 생태계에서 어떻게 포지션닝할 것인지 고려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의료계가 직면할 문제도 바이오메디클러스터 조성에 고려되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김성우 병원장은 “향후 의료계가 직면할 문제를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고령화와 지역사회 중심이다. 10년~20년 후에는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드는데 수명연장은 이뤄지고 있지만 건강수명도 따라서 연장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진다. 향후 의료계는 단순한 수명이 아닌 건강수명을 어떻게 관리하는냐는 문제를 풀어야 한다. 또한 지역사회의 힘으로 돌봄이 필요한 사람이 자신이 살던 곳에서 어울려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커뮤니티케어가 활성화되기 때문에 지역사회 중심의 의료체계로 재편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고령화와 지역사회 중심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신약개발도 중요하지만 의료기기와 실버산업도 큰 비중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족기능이 부족한 고양시의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제시됐지만 결국 흐지부지된 '브로멕스' 사업 실패를 복기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동국대 박병록 교수는 “막연히 동북아최고 방송영상단지 구축을 목표로 했던 브로맥스 사업이 실패한 것은 장기적인 비전제시가 부족했고 목표가 불명확했기 때문”이라며 장기적인 비전과 선명한 목표의 중요성을 제기했다. 

성영조 실장은 “바이오메디클러스터를 조성을 위한 고양시의 현재 여건을 볼 때, 대형 병원 등 의료서비스 기반을 갖춰서 ‘메디’ 분야는 탄탄하지만 이에 반해 산업적 측면이 강한 ‘바이오’ 분야는 상대적으로 취약해 보인다. 따라서 '바이오' 분야에 대한 지원과 확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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